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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독인가 음식인가? (급성 알코올성 간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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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등록일 |
10-06-01 12:18 |
조회수 |
3,740 |
술 권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국내 알코올성 간질환 유병율이 증가하고 있다. 1960년대 간경변증 원인으로 알코올은 겨우 7%에 불과(B형 간염이 65-80% 차지)했으나 1990년대에는 30-38%를 차지할 정도로 증가하였다.
필자는 지난 10여년간 간질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던 터라 모든 환자에서 반드시 음주량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1년여 거제에서 개원의로 환자들과의 상담 결과, 과거 근무하였던 수도권에 비하여 평균 음주량이 약 1.5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되며 따라서 더 많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0여년전 학창시절 화학책 알코올 편 첫줄이 ‘Alcohol is a toxin.(알코올은 독소이다)'이었던 것이 떠오른다. 즉 알코올은 화학적으로는 음식으로 분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독성 물질로 분류가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알코올은 식음료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최근에 한 여대생이 선배들이 마시라는 술을 다 먹고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마시라고 권유한 사람도 이를 독성물질로 생각했다면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죽은 사람에 대해서도 참으로 가슴이 아프고 그 자리에서 술을 권유했던 학생들이 평생 지고가야 할 마음의 고통 또한 그러하다.
알코올은 직접적인 간 손상을 유발하지만 음주자의 10-20% 에서만 알코올성 간염이 발생한다. 이는 알코올의 간 손상 기전에 여러 인자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만성 음주시에는 간내 산소 소모가 증가하게 되고, 간세포에 공급되는 산소량의 75-85%를 알코올 대사에 사용한다. 또한 산화스트레스가 증가하며, 글루타치온 등의 간 보조 물질이 결핍되게 된다. 또한 알코올의 중간대사 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단백질을 변형시켜 이에 대한 자가항체가 생기게 함으로써 면역학적 손상도 발생한다.
급성 알코올성 간염 과연 위험한가?
급성 알코올성 간염은 습관적이고 과도한 음주자에서 발생하고 황달을 동반하며 1개월 사망률이 3-5%나 되는 심각한 급성 간질환이다. 알코올성 간염의 위험도를 유의하게 높이는 알코올의 최소량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으나 대부분의 알코올성 간염환자는 매일 100g (소주 약 1병 반) 이상을 마신다는 보고가 있다.
증상 및 치료
경도의 알코올성 간염은 금주와 영양보조 등 보존적 치료로 완전히 회복되지만 복수나 황달, 간종대, 의식 불명확, 발열, 저혈압, 피가 잘 멎지 않는 것 등의 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으며 부작용을 각오하고 스테로이드 약제를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예후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오로지 금주뿐임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한다.
아울러 기억해야 할 것은 알코올의 독성이 간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술을 많이 드시는 분들 중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이 있으신 경우, 아무리 약을 잘 챙겨 드셔도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아울러 다량의 알코올은 신경과 근육, 혈관 등의 노화를 촉진하며 최근에는 과음이 식도암,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그리고 전립선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한 여대생의 어이없는 죽음을 접하며, 술은 잘 사용하면 인생의 윤활유이지만 잘못사용하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독이라는 사실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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